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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풍경

지점
울산점
분류
추천강좌
등록일
2009.07.30


 

가을 풍경

 

- 양 현 주 -

 

집 밖에서 누가 나를 부른다

새댁으로 불리다가

아무개 엄마로 불리다가

마흔 넘어 까마득하게 잊어버렸던 이름

아무도 불러주지 않았던

내 이름을 동네방네 부르는 그녀는 누굴까

 

창 밖을 보았다

연분홍 원피스 입은 그녀가 길거리에 서 있다

손을 흔들며 아는 척을 한다

눈이 마주치자 가슴이 출렁거려

서로 바라만 보다, 무안하게 배시시 웃다가

하얀 박동이 뛴다

 

훤하게 웃고 있는 그녀

소시적 코흘리개 친구처럼 정겹다

바람이 틀어놓은 음악에 맞춰 탱고 춤추는 가냘픈,

그녀의 직업은 가을댄서다

 

벼 익어가는 마을

큰 간판을 붙여놓고 호객 행위를 한다

내 이름이 코스모스라는 걸 그녀는 어떻게 알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