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스토리

가볍고 자연스러운 피붓결

2013-09-30

마치 금방 세수하고 나온 듯 물기를 머금은 물광 피부나 테크니컬한 컨투어링으로 음영을 살려 입체적인 얼굴로 표현하는 시대는 이제 끝났다. 올가을에는 파운데이션 기운조차 느껴지지 않는, 진짜 민낯처럼 보이는 베이스 메이크업이 대세를 이룰 전망이기 때문이다. 잘 다듬은 듯 인위적으로 반짝이는 피부가 아니라 푹 자고 일어난 얼굴처럼 생기 있고 매끈해 보이는 피부면 된다. 즉, 베이스 메이크업에 너무 힘이 들어가지 않아야 한다는 것. 화장을 거의 하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물광, 윤광, 촉광, 결광, 광, 광…. 여자는 물론이고 온 국민이 광나는 피부에 열광하는 동안 트렌드는 매트한 피부 표현, 그러면서도 공기처럼 가볍고 산뜻한, 타고난 피부 미인처럼 그 어떤 것도 덧입히지 않은 듯 본연의 생기를 발하는 피부로 바뀌었다. 이 시점에서 “파운데이션을 발랐을 때 피부가 아름답게 돋보인다면 당신에게 꼭 맞는 파운데이션을 찾은 것입니다”라는 바비 브라운 여사의 말처럼 파운데이션의 선택이 무엇보다도 중요한데, 관건은 예전처럼 커버력이 뛰어난가가 아니라 가볍고 밀착력이 좋은가에 달려 있다. 함유한 파우더 입자가 미세해야 하며, 사용했을 때 재빠르게 퍼져야 뭉침 없이 흡수된다.
지속력 또한 중요하다. 제아무리 건성 피부일지라도 스킨케어 제품에 파운데이션까지 덧바른 피부는 시간이 지나면 피지가 생기고 먼지가 쌓이면서 칙칙해지기 마련. 수분 함량이 높아 보습 효과를 발휘하는 동시에 피지를 흡착하는 제품을 골라야 밀착력과 지속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 마치 다리에 착 들러붙으면서도 착용감 좋은 스타킹 같은 얇디얇은 막을 형성해주는 파운데이션 하나, 그것이면 충분하다.
모름지기 메이크업은 덜어낼 줄 아는 미덕이 필요한 법. 특히 베이스 메이크업이 그렇다. 잡티가 드러나는 것이 조금 두렵더라도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강조하기 위해 과감해질 것. 무거운 파운데이션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자신의 피부에 생기를 불어넣을 가볍고 산뜻한 질감의 베이스 제품을 활용해보자. 특히 최근 선보이는 파운데이션의 특징을 살펴보면 리퀴드, 팩트 등 제품 성격에 따라 사용량을 조절하고, 스펀지나 브러시 등 도구를 사용하는 방법에 따라 원하는 만큼 빛을 발산하고 보정할 수 있다. 또 기존 파운데이션이 촉촉함, 광채, 보송함 등 단 한 가지 피부 표현만 강조했다면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마에스트로 퓨전 메이크업’이나 슈에무라의 ‘라이브 벌브’ 등은 덧바르는 정도나 터치에 따라 다양한 피부 표현이 가능하다. 팩트 타입으로 선보이는 샤넬의 ‘비타뤼미에르 컴팩트 두쉐르’와 나스의 ‘래디언트 크림 컴팩트 파운데이션’, 설화수의 ‘채담 퍼펙팅 케이크 파운데이션’ 등은 부드러운 발림성과 커버력, 깃털처럼 가벼운 질감과 밀착력을 두루 갖춰 여자들이 원하는,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듯 자연스러우면서 완벽한 피부를 표현해준다.
1 랑콤 ‘마뜨 미라클 24H’ 번들거림 없이 하루 종일 보송보송하고 쾌적한 피부 상태를
유지하며 가볍고 화사한 빛의 오라를 느낄 수 있다. 30ml, 6만5천 원대.
2 시슬리 ‘휘또 뗑 에끌라’ 텍스처가 극도로 가볍고 섬세하며 피부에 매트하고 부드러운
막을 형성해 미세한 주름까지 완벽하게 커버한다. 30ml, 12만2천 원.
3 아모레퍼시픽 ‘퍼펙션 블룸 내추럴 피니쉬 파운데이션 SPF 20 PA+++’ 녹차꽃과
목련에서 추출한 성분이 피부의 생기와 혈색을 되찾아준다. 30ml, 9만 원대.
4 YSL BEAUTY ‘유스 리버레이터 세럼 파운데이션’ 피부 노화의 징후와 칙칙한 피부 톤을
개선하고 매끈하게 빛나는 피부로 표현해준다. 30ml, 8만4천 원대.
5 설화수 ‘채담 퍼펙팅케이크 파운데이션 SPF 25 PA+’ 부드럽고 얇게 발리며 피부
밀착력이 높아 자연스럽고 완벽한 피부를 완성한다. 11g, 6만 원대.
6 디올 ‘디올 스킨 누드 베이비밤’ 피부를 보호하는 성분을 함유해 스킨케어한 듯 가볍고
메이크업을 한 듯 피부가 생기 있어 보인다. 30ml, 6만3천 원.
7 나스 ‘래디언트 크림 컴팩트 파운데이션’ 크림 파운데이션의 커버력, 리퀴드 파운데이션의
가벼운 발림성을 갖춰 반투명 상태의 건강한 피부를 완성한다. 12g, 7만 원대.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듯 가볍고 자연스러운 피부 표현이 대세라고 해서 베이스 메이크업을 대충 하라는 이야기는 물론 아니다. 화장을 해본 사람은 안다. 오히려 자연스럽고 가벼운 메이크업이 더 어렵고 까다롭다는 사실을. 깔끔한 얼굴에 입체감을 주기 위해 컬러를 쓰는 대신 매트한 질감과 글로시한 텍스처를 믹스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다양한 색감과 질감의 하이라이터와 파운데이션을 경우에 따라 변형해가며 자유롭게 활용하는 것. 비비 크림이나 워터리한 파운데이션을 얼굴 전체에 아주 얇게 베이스로 바른 후 볼, 콧대 관자놀이 주변에 은은한 펄로 살짝 하이라이트를 주고 양 볼에 베이지 계열의 컬러를 살짝 입히는 정도다. 마지막으로 이마와 코, 턱에만 소량의 파우더를 터치해 섬세하게 매트한 느낌을 연출하면 완성! 광대뼈 위쪽의 반짝임은 지나치지 않다면 그대로 두어도 좋다.
파운데이션을 얼마나 사용하느냐도 피부 표현의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다. 리퀴드 파운데이션은 한두 방울이면 충분하다.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수석 메이크업 아티스트 린다 칸텔로는 피부를 돋보이게 하고 싶다면 “손가락을 이용해 피붓결을 따라 콧등을 중심으로 광대뼈를 감싸듯 파운데이션을 바르세요. 손가락에 묻은 여분의 파운데이션을 이마와 턱에도 가볍게 바르면 얼굴 전체의 톤이 통일되어 보다 세련된 룩이 완성되죠”라고 조언한다. 좀 더 포멀한 메이크업을 연출하고 싶다면 파운데이션을 손바닥에 덜어 낸 다음 손가락을 이용해서 스킨케어 제품을 바르듯이 피붓결을 따라 T존을 중심으로 이마, 뺨, 턱까지 바깥 쪽으로 넓게 펴 바르면 된다. 단, 베이스 메이크업을 최소화하더라도 얼굴이 밋밋해 보이지 않으려면 하이라이터는 반드시 챙길 것. 피부 톤이 균일한 편이라면 베이스 단계를 생략하고 컨실러, 베이스 등 다용도로 쓸 수 있는 브러시 타입의 제품으로 T존과 눈 밑, 콧방울 옆, 턱 중앙에만 톡톡 찍어 펴 바르기만 해도 충분하다.
제니하우스 올리브점 서하 실장은 “베이스 메이크업의 성공은 두드린 횟수(?)로 판가름이 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공들여 바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얇고 탄탄하게 여러 번 공들여 한 베이스 메이크업은 한 번에 쓱쓱 바른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밀착력이 좋고 하루 종일 깨끗하고 투명한 피부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라며 스킬에 대한 조언을 덧붙였다. 또 같은 파운데이션이라도 어떤 도구를 사용 하느냐에 따라 피부 표현과 지속성이 크게 달라진다. 모가 탄력 있으면서도 모공과 요철을 깨끗하게 메우고 밀착력을 높여주는 브러시를 사용하면 빠르고 쉽게 메이크업을 할 수 있고 지속력도 높일 수 있다. 입소문만으로 출시 2주 만에 2천 개가 판매된 바비 브라운의 ‘풀 커버리지 페이스 브러쉬’는 매직 밀착 브러시라는 애칭처럼 특별한 스킬 없이 가볍게 둥글기만 해도 자신의 피부처럼 밀착되는 베이스 메이크업을 완성할 수 있으니 참고해두자.
1 시세이도 ‘쉬어 앤 퍼펙트 파운데이션’ 울긋불긋하고 칙칙한 피부를 완벽하게 커버하고
피부에 얇은 베일을 씌운 듯 자연스럽고 화사한 광채를 더한다. 30ml, 6만2천 원.
2 샹테카이 ‘퓨처 스킨’ 크리미한 젤 타입의 오일프리 제품으로 촉촉하면서 매끄러운
피붓결과 화사하고 균일한 피부 톤을 유지해준다. 30g, 11만 원.
3 겔랑 ‘레 브왈레뜨 컴팩트 파우더’ 고혹적인 빈티지 레이스처럼 피부 위에 공기처럼 가볍게
발리고 파우더리한 피부로 마무리해준다. 6.5g, 6만8천 원.
4 헤라 ‘소프트 레이어 파운데이션’ 극도로 가볍게 발리며 피부 밀착력이 뛰어나 여러 번
덧발라도 피부 톤 보정을 균일하게 해준다. 30ml, 4만8천 원.
5 키엘 ‘비타민 CC 크림’ 피부 결점을 자연스럽게 커버하고 비타민 C 에센스를 바른 듯
탁월한 스킨케어 효과를 느낄 수 있다. 30ml, 4만6천 원대.
6 로라 메르시에 ‘크림 스무드 파운데이션’ 주름과 잡티를 효과적으로 가려주고 유리처럼
반짝이면서 탄력 있고 말랑말랑해 보이는 피부를 만들어준다. 30g, 7만8천 원.
7 겔랑 ‘란제리 드 뽀 인비져블 스킨-퓨전 파운데이션 SPF 20 PA+’ 피부 위에 공기처럼
가볍게 발리고 피부 속 수분을 끌어당겨 오랫동안 촉촉함을 유지해준다. 30ml, 7만6천 원.

이미경 기자 | 사진 이경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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