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현대백화점그룹은 제주도를 연고지로 한 현대백화점 양궁단을 창단했습니다. 그 후 10여 년 동안 현대백화점 양궁단은 주요 대회에서 꾸준한 활약을 펼치며 실력을 입증해 왔습니다. 그러나 현대백화점 양궁단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실력뿐만이 아닙니다. 감독과 선수들이 서로를 진심으로 응원하고 북돋아 주는, 팀워크가 이 팀의 진짜 저력입니다.
어느 맑은 날, 수원시 양궁장에서 열심히 훈련 중인 현대백화점 양궁단 선수들을 만났습니다. 이번 뉴스룸에서는 이은경 감독과 정다소미, 유수정, 전성은, 조아름, 그리고 이번에 새롭게 합류한 김이안 선수까지, 현대백화점 양궁단 구성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봅니다.
김이안 선수가 본격적으로 합류한 지난 겨울, 현대백화점 양궁단은 제주도 전지훈련을 떠났습니다. 이은경 감독과 선수들은 이곳에서 ‘팀워크의 힘’을 되새기는 시간을 보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저희 팀 연고지가 제주도라서 매년 겨울 제주도로 전지훈련을 갑니다. 2주 정도 머무르면서 오름을 오르거나 한라산 등반도 하고, 동시에 활쏘기 훈련도 계속해요. 좋은 음식도 먹고, 훈련과 회복을 균형 있게 병행합니다.
올해는 한라산에 올라갔지만, 백록담을 보고 오지는 못했습니다. 하필 올라가는 날에 눈이 많이 와서 등산이 통제됐거든요. 사실 한라산 등반 훈련은 처음이었고, 그래서 더 철저하게 준비했었는데 진달래밭 대피소까지만 가고 내려와야 했습니다. 하지만 백록담을 보지 못했더라도, 많은 것을 배운 시간이었습니다. 감독님이 계획하신 훈련도 아니었고, 저희가 정말 자발적으로 한라산에 올라가려고 했거든요. 함박눈이 내리는 궂은 날씨였지만 낙오되는 사람이 없도록 뒤에서 밀어주고 앞으로 끌어주면서 함께 가니까 더 잘 올라갈 수 있었어요. 서로가 없었다면 진달래밭 대피소를 보고 오지 못했을 것 같아요.
네, 맞아요. 저희가 매년 전지훈련을 갈 때마다 제주 초등학생들을 위한 양궁 체험 프로그램을 열고 있어요. 제주에는 아직 정식 양궁부가 있는 학교가 없다 보니, 클럽 형태로 여러 학교 학생이 모여서 양궁을 배우고 있는데요. 그래서 매년 양궁을 체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제주 학생들이 선수의 꿈을 키울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그중에는 정말 눈에 띄는 친구들도 있는데요. 될성부른 떡잎 같은 친구들은 손을 꼭 잡고 “꼭 양궁 배우러 와. 계속해 보자”는 말을 나누곤 합니다.
그리고 양궁 선수를 준비 중인 친구들과는 더 전문적인 훈련도 함께합니다. 사실 저희도 어릴 때 실업팀이나 대학팀 선배들 활 쏘는 모습 보면서 꿈을 키웠거든요. 제주도에는 그런 롤모델이 부족한 상황이라, 저희가 그 역할을 해줄 수 있다는 점에 보람을 느껴요. 눈이 반짝이는 아이들을 보면서 저희 역시도 ‘더 잘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전지훈련에서 몸과 마음을 단단히 다진 덕분일까요? 현대백화점 양궁단은 2025년 상반기 국내 주요 양궁대회에서 탁월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제38회 실내양궁대회 일반부 단체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제59회 전국 남 ·녀양궁종별선수권대회에서도 여자 일반부 단체전 정상에 올랐습니다. 선수 개인의 활약도 빛났습니다. 정다소미 선수는 제38회 전국실내양궁대회에서 1위를, 유수정 선수는 제59회 전국 남 ·녀양궁종별선수권대회 개인 종합 우승을 거두었으며, 조아름 선수는 제43회대통령기전국남여양궁대회에서 혼성 부문에서 1위를 거머쥐는 등 좋은 경기력으로 빛나는 성과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시즌 중반을 지나고 있는 지금, 이은경 감독과 선수들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하루하루를 채워가고 있을까요?
이은경 감독
선수들이 스스로 목표를 더 절실하게 느끼고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철저한 계획을 통해 선수들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현대자동차정몽구배 한국양궁대회’나 ‘세계선수권대회’ 같은 무대에서 우리 선수들이 국내외적으로 좋은 성과를 거두며 자기 자신을 성장시킬 수 있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전성은 선수
올해는 조금 더 재미있게, 즐겁게 해보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동안은 대회를 진짜 즐기지 못했던 것 같아서요. 너무 긴장하거나 결과에만 몰입하지 않고, 밝고 가벼운 마음으로 임해보고 싶습니다.
정다소미 & 조아름 선수
앞으로 있을 중요한 경기들을 잘 치러내는 것이 일차적인 목표입니다. 부족했던 부분들을 중심으로 훈련하고 있고요. 성은 선수 말처럼, 결국 가장 중요한 건 ‘즐기는 마음’인 것 같아요. 결정적인 순간에 조바심을 내고 과몰입해버리면 될 것도 안 되더라고요. 냉정함과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유수정 선수
현대자동차정몽구배 대회에 집중하고 있어요. 제가 2021년에 3위, 2023년에 2위를 했거든요. 한 단계씩 올라오다 보니까 이번에는 꼭 1위를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깁니다. 그리고 작년부터 계속 생각하는 게 있어요. ‘겁쟁이처럼 쏘지 말자.’ 올해도 그 마음가짐을 가장 크게 가져가고 있습니다.
김이안 선수
오랫동안 함께하고 싶던 팀에 들어오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다른 팀에서 현대백화점 양궁단을 볼 때마다, 감독님과 선수들 사이의 끈끈한 유대감이 참 부러웠거든요. 국가대표 선발전처럼 선수들이 각자 다른 위치에서 경기를 치르는 상황에서도, 감독님이 1번 라인부터 32번 라인까지 뛰어다니시면서 모든 선수에게 빠짐없이 피드백을 주시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며, 선수들을 향한 깊은 애정과 진심 어린 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번 시즌 제 바람은 국가대표 8명 중 5명이 우리 현대백화점양궁단 선수들이 되는 것입니다. 또, 올가을에 열리는 ‘현대자동차 정몽구배 한국양궁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자기 확신을 가지고 활을 쏘는 법을 더 깊이 배우려고 합니다.
현대백화점 양궁단은 서로를 북돋우고 함께 성장하는 팀워크를 바탕으로 꾸준한 성과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즐기는 마음’과 ‘서로에 대한 신뢰’를 잃지 않으며 탄탄하게 실력을 쌓아가고 있는 현대백화점 양궁단, 함께여서 더 강한 이들의 오늘과 내일이 기대됩니다.